#1. 국제연애의 현실: 깨달음
국제연애의 고충을 공유해보고자 시작했던 이 시리즈. 나는 오늘 이 시리즈를 급하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 우리는 국적이 다른만큼 당연하게도 언어의 장벽이 존재했고 어딘가에서 절대적으로 문화의 차이가 발생했다. 그런데 정말 그것 뿐이었다. 분명 그 외에도 부딪히는 일들이 있지만 그것은 단지 그와 내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는 야외 활동을 좋아하고 움직이는 것도 좋아해서 일이 끝난 뒤면 항상 운동을 하러 간다. 주말에는 한시간 거리를 차로 달려 나와 로지를 데리고 등산을 간다. 반대로 나는 집순이다. 청소와 요리를 끝내놓고 어항이 놓여진 선반 앞에 앉아 어항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그것이 나의 가장 큰 힐링이다. 그러나 강한 마음이 강한 체력을 만들고 강한 체력이 강한 마음을 만든다는 그의 오랜 생각은 점점 나에게 스며들어 새해에 에 그와 함께 등산을 가게 했다. 이처럼 우리는 그냥 다른 성격과 성향을 가졌던 것이다.
남자친구가 외국인이면 어떻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딱히 다를 것도 없고 더 좋을 것도 더 나쁠 것도 없다고 대답을 해왔던 나이다. 이번에 이 글을 쓰며 한번 더 깨달았다. 어느 연애나 다들 고충 한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우리도 그냥 보통의 연애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2. 너를 좋아하는 이유
귀여워보이면 답이 없다더니. 그는 나와 30센치 가까이 차이날 정도로 키도 크고 몸집도 큰 편인데 보고있으면 한없이 귀엽기만하다. 아주 그냥 볼따구를 꼬집어 주고싶다. 대형견을 보는 느낌이랄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귀여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가도 몰랐으면 좋겠다.
나는 물생활을 좋아한다. 처음 시작은 베타 피쉬 두마리였다. 핑키와 윙키. 핑키는 몇달전 세상을 떠났다. 나는 잠을 못 잘 정도로 밤새 울었다. 그 후 구피와 테트라 등의 물고기를 분양 받아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 후부터 그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큰 어항을 중고로 사와 본격적으로 함께 물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같은 취미를 가진다는게 이렇게나 행복한 것인지 몰랐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로지 밥을 챙기고 물고기들이 잘 있는지 확인한다. 물달팽이들이 기어다니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고 어항에 조명을 키는 시간이면 어항을 떠나지 못하는 고양이들마냥 어항 앞에 앉아 있는다.
좋아하는걸 공유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 간다는 것. 우리가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것. 너는 나고 나는 너라는 말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3. 어제보다 더 사랑해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그에게 말했다. 작년보다 더 사랑한다고. 너무 자주 보면 질리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 아직까지는 좋기만 하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어제보다 오늘 더 애틋해진다. 스며든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모르는 사이에 어느샌가 가득 채워져 있다. 나만 존재하던 내 세상에 같이라는 것을 알게해준 사람. 우리는 오늘도 또 그렇게 같이 미래를 그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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