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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와 비니

국제커플의 잠 못드는 밤

by 아임비니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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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발단: 베트남 커피

* 호주 풍경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못 자는 걸 알면서도 꼭 한 번씩 커피를 마시고싶은 날이 있다. 우리 커플주말마다 꼭 데이트를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즐겨 가는 곳이 바로  멜버른야라빌(Yarraville) 이라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상점부터 터 팬시한 레스토랑까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장소이다. 야라빌에는 나와 그가 좋아하는 베트남 식당 Saigon Alley 이 있는데 그 곳의 가장 큰 장점은 음식뿐만 아니라 베트남 커피까지 마실 수 있다는 것. 달달한 바닐라 라떼 느낌이 나는게 딱 내 입맛에 맞았다. 20대 끝자락이 되가도록 쓴 커피를 왜 마시는지 모르겠는 나에게 달달한 커피 우유같은 그 커피는 신세계였다. 멜버른 여행을 계획을 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식당에 가서 베트남 커피 마시는 것을 멜버른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강력 추천하고 싶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커피가 몸에 잘 안받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그가 주문한 커피를 한입 두입 정도 마시는게 다였다. 하지만 그날은 왠지 가는 길에 내 커피를 한잔 주문하고 싶었고 당당하게 베트남 커피를 손에 들고 나와 반나절동안 조금씩 나눠서 마셨더랬다. 정말 맛있었다. 

 

#2. 아기 강아지 로지의 복통

잠이 오지 않아 그가 방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뮤직룸에서 컴퓨터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가 새벽 열두시쯤 거실로 나왔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는거다. 나는 알아차렸다. 그것이 우리의 아기 강아지 로지의 변 냄 새라는 것을. 절대 실내 배변을 하지 않는 로지는 배가 아플 때도 뒷마당으로 달려나가 배변을 하는데 그날은 하필 뒷마당으로 향하는 문이 닫혀 있었던 것이다. 아픈 낌새가 없어서 당연히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닫아둔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다. 거실의 반 이상이 이미 대청소가 필요할 수준이었다. 이 글을 읽으실 많은 분들을 생각하여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나만 기억하고 있는걸로. 

 

일단 강아지를 정원으로 내보내고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를 깨우기도 애매한 시간이라서 혼자 열심히 바닥을 닦아 새벽 한시반이 되어 청소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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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국 새벽 네시

눈이라도 감고 있어볼까 했는데 청소하느라 한참을 움직여서 잠은 더 달아나버렸다. 누워만 있으려고 방으로 걸어가는데 그가 방에서 나와 이 시간까지 뭐하는거냐며 눈도 다 뜨지 못한 채 나를 쳐다봤다. 나는 상황을 설명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정말 잠이 오지 않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그가 핸드폰을 바닥으로 가볍게 내려놓은 뒤 반 강제로 재우기 시작했다. 다시는 커피 한잔 다 마시지 말라고 한마디를 덧붙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참을 뒤척거리다 결국 그를 완전히 깨워버리고 말았다. 다음에는 정말 한입만 마셔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우린 결국 새벽 네 시가 될 때까지 이야기도 하고 장난도 치다가 겨우 겨우 잠에 들었다. 나때문에 자야할 시간에 못 자고 같이 뒤척여준 그에게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하기도 했다. 하루종일 매일매일 같이 있는데도 변함없이 나를 생각해주는 그에게 나는 또 반해버리고 말았다.

 

해외 생활을 버텨내게 해주는 든든한 사람. 좋아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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